언제까지 네 탓 내 탓 할텐가… 미세먼지, 데이터 기반의 ‘대응’과 ‘예방’ 필요

정지혜 블로그 0 Comments

‘삼한사미(三寒四微)’. 3일은 추위, 4일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다라는 뜻의 신조어로 이제 우리나라 겨울날씨를 표현하는 새로운 수식어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세먼지는 비단 겨울철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 기사에 따르면 지난해 365일 중 316일이 미세먼지의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맑은 하늘’이 메인 뉴스거리가 된 지금, 미세먼지는 하늘색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까지 바꾸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미세먼지는 우리의 건강과 생명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일찍이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으며, 초미세먼지가 혈관, 폐, 뇌 등에 침투해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미세먼지의 주된 발생요인이 무엇인지, 또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뾰족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국, 중국, 일본이 공동 연구한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LTP) 공동연구 보고서`가 오는 11월 일본에서 개최되는 제21차 한·중·일 환경장관회의(TEMM21)에서 보고될 예정이지만, 그 때까지 손 놓고 기다릴 겨를이 없습니다.

미세먼지가 재난에 준하는 상황으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지금도 한반도를 잿빛으로 뒤덮고 있는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저감시킬 수 있는 대응책 마련은 물론 다양한 오염원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고, 효율적으로 미세먼지 발생을 억제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하는 전방위적인 접근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한 필수조건은 ‘데이터’ 입니다.

미세먼지는 어디서 오는 걸까? 국내 미세먼지 배출원 TOP 10

미세먼지 발생의 주 원인이 중국발 오염물질 등 외부적 요인의 탓인지, 아니면 내부적 요인 탓인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원인들은 무엇일까요?

지난해 7월 국립환경과학원이 발표한 ‘2015 국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동안 미세먼지(PM10)는 233,177톤, 초미세먼지(PM2.5)는 98,806톤이 배출됐습니다. 먼지는 입자 크기에 따라 50㎛ 이하인 총먼지(TSP; Total Suspended Particles)와 미세먼지(PM)로 나뉘는데, 2015년에는 미세먼지가 총먼지의 38.6%를 차지했습니다.   

주요 배출원을 대분류로 구분해보면, 미세먼지는 비산먼지(109,633톤, 47.0%), 제조업 연소(70,893톤, 30.4%), 비도로 이동오염원(15,317톤, 6.6%)의 배출량 기여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초미세먼지는 제조업 연소(36,317톤, 36.8%), 비산먼지(17,248톤, 17.5%), 비도로 이동오염원(14,106톤, 14.3%) 순으로 배출량이 많았습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를 함께 살펴보면 비산먼지(126,881톤, 38%)와 제조업 연소(107,210톤, 32%)가 주 배출원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국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배출량을 산정하기 위해서는 배출업소, 유관기관, GIS 자료의 구축이 필요하며 배출업소의 경우 1~3종 사업장 조사시스템인 대기배출원 관리 시스템(SEMS)의 연료사용량, 굴뚝정보, 방지시설, 소각량 및 제품 생산량 자료와 굴뚝원격감시시스템 측정자료 등을 활용한다.
(출처: 국립환경과학원)

* 출처: 국립환경과학원 ‘2015 국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보고서


OECD 중 최악 기록한 우리나라 초미세먼지… 대응 및 예방법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17년 국가별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5.1㎍/㎥으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습니다. 주요 도시별로 비교해보면 서울은 25.3㎍/㎥으로 인도 뉴델리(209㎍/㎥), 중국 베이징(58㎍/㎥) 다음으로 높았습니다.

일상을 파고든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기본은 엄격한 대기오염 규제입니다. 실제로 미국, 일본 등 산업화를 먼저 이룬 국가들은 일찌감치 대기오염 문제를 겪으며 1960년대부터 본격적인 대기 질 관리에 나섰습니다. 미국은 1963년 청정대기법(Clean Air Act)을 제정했으며, 이후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오존, 일산화탄소, 질소산화물 등 6가지 대기오염 물질에 대한 대기환경 기준(NAAQS)을 설정, 4000개 이상의 지역에서 해당 기준을 충족시키는지 모니터링 했습니다. 여기에 첨단 기술들이 더해진 결과 6가지 오염 물질의 배출량이 감소했고,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이산화질소(NO₂)도 획기적으로 감축됐습니다.

미세먼지를 저감시키기 위해서는 배출원에 대한 추적 및 상시 감시를 통한 엄격하고 공정한 규제를 시행하는 한편, 미세먼지 농도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때 중요한 것이 데이터입니다. 한 지자체에서 미세먼지 농도 및 오염원 모니터링을 위한 센서를 100개 설치하려 한다고 가정해봅시다. 보다 효율적인 정보 수집을 위해서는 미세먼지 악화에 영향을 미치는 시설물, 교통량, 인구 및 미세먼지 취약계층 관련 데이터, 분지 등 지형 데이터까지 모두 고려해 센서의 위치를 선정해야 합니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100개의 센서를 설치했다면,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데이터를 쌓아 언제 어떤 상황이 미세먼지의 발생과 농도에 영향을 미치는지 맥락을 발견해낼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살수차, 진공흡입 차량, 석탄발전소 출력 제한, 자동차 운행제한 등 다양한 저감조치 중 해당 지자체에 어떤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응뿐 아니라 예방도 중요합니다. 바람의 방향이 미세먼지 농도에 큰 영향을 주는 만큼 발전소, 공장과 같은 대형 오염원들의 입지를 택할 때 지형, 대기흐름 등 미세먼지를 더 심화시킬 수 있는 요소들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도시숲 조성을 통해 미세먼지를 줄여야 합니다. 공원이나 숲과 같은 자연환경이 미세먼지를 완화시키는데 효과적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숲과 인접한 ‘숲세권’ ‘공세권’ 등이 주목 받고 있는데, 실제로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도시숲의 미세먼지 농도는 도심에 비해 25.6%, 초미세먼지는 40.9%가량 낮게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서울의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은 5.35㎡로, 런던 27㎡, 뉴욕 23㎡, 파리 13㎡는 물론 WHO의 최소 기준인 9㎡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서울의 숲 면적은 21.1%로 세계 주요 도시 평균 수준이지만, 숲이 외곽에만 집중돼 도심과 마을 등 생활권엔 숲과 나무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미세먼지를 흡수할 녹지를 생성, 관리, 보존할 수 있도록 도시 계획을 고민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불리한 조건이지만 오염도 개선을 위해서는 국외 영향 저감과 함께 자구적인 국내배출 감축 노력이 필요합니다. ‘최악의 미세먼지 국가’로 꼽히고 있는 상황에서 ‘네 탓 내 탓’할 겨를도, 미세먼지 심화의 원인과 저감조치의 효과를 막연히 추측하고 있을 여유는 없습니다. 더 늦기 전에 마음껏 숨쉴 수 있는 파란 하늘을 일상에 되찾아올 수 있도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확한 걸음을 내딛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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